병원체는 말라리아 원충으로, 단세포 생물이지만 진핵생물로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는 다르다.
정확히는 유색피하낭계[1] 첨복포자충문 포자충강 주혈포자충목 열원충과 열원충속의 열원충이 주된 원인체가 되는 질병을 말라리아라 부르며, 가끔 열원충류, 즉 이 원충 혹은 유사 기생충의 대명사로 쓰이기도 한다.
사람에 기생하는 원충은 현재까지 다섯 종류가 알려져 있다.
- Plasmodium vivax
- Plasmodium malariae
- Plasmodium ovale
- Plasmodium falciparum
- Plasmodium knowlesi
그중에서 우리나라에 있는 것은 P. vivax 한 종류이며, 가장 기본적인 약제에도 내성이 없기에 치료가 쉽고 사망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후진국의 p.vivax는 사망할 확률이 약간 있지만.) 가장 치명적인 말라리아 원충은 열대열원충인 P. falciparum으로 제대로 치료 받지 않는 경우 죽을 확률이 살 확률보다 높으니 이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곳에 가려거든 반드시 예방약을 먹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중국 얼룩날개모기(Anopheles sinensis) 암컷이 말라리아 원충을 전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화석상으로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1500 ~ 2000만 년 전 마이오세 시절에 퇴적된 모기 호박에서 말리리아 원충의 조상 격이 발견되었다고 한다.영어 보고서
지금도 전 세계에서 2억 명의 말라리아 감염 환자가 있으며, 전염병 중 가장 많은 사망자(매년 50만 명 이상)를 내고 있어서 인류의 공적 No.1 전염병이다. 특히 5세 이하의 아동 환자가 많다. 노동력 상실도 커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의 경제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그래서 퇴치를 위한 세계적 노력도 가장 활발하고 2000년대 이후로 사망자 숫자가 감소하는 추세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치사율도 높아지고 약에 내성을 가진 경우도 늘어나 매우 힘든 싸움이 되고 있어서 가까운 세월 안에 완전 퇴치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재난영화 등지에선 치사율이 100%에 육박하는 전염병이 전세계를 덮치고 사회가 마비되는 시나리오가 흔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전염력이 아무리 강해도 독성이 너무 강하면 숙주가 이동할 시간이 없어 감염된 곳 근처에서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너무 빨리 죽어버려 충분히 퍼져나갈 시간이 부족하니 이런 바이러스는 발생한 당대에는 엄청나게 강력하지만, 몇 세대 버티지 못하고 개체수가 급감해 오래 가지 못한다. 때문에 바이러스는 역으로 독성이 낮고 전염력이 강한 변이일 수록 살아남기 쉬워 발생한 후 시간이 지날수록 독성이 점점 약해진다. 대표적으로 인플루엔자가 있는데, 치사율은 점점 낮아지는데 전염력에 몰빵해서 매년 우리를 찾아오는 케이스. 2020년대부터는 코로나19가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쪽은 2년여간의 변이를 반복하여 인플루엔자보다 전염력은 더 높은데 치사율은 더 낮아졌다.
그런데 말라리아만은 예외로, 그 무서운 에이즈조차 날이 갈수록 독성이 떨어지는 추세여서 완치 사례도 나오는 마당인데 말라리아는 치사율도 높으면서 전염력도 크다. 이는 인간이 종숙주가 아닌 중간숙주이며 종속주는 모기이기 때문이다. 치료를 무사히 마치면 코로나 19보다 조금 높은 치사율을 가지지만(0.9%), 치료를 안 하고 방치하면 치사율은 30%로 오르게 된다.
말라리아 원충에게 있어서 인간을 포함한 대형동물은 일종의 증식 장소인데, 동물에서 동물로 직접 건너가는 식이었다면 숙주가 너무 빨리 죽어서 원충도 퍼지지도 못할 것이다. 하지만 말라리아는 동물의 몸에서 증식만 하고 다시 모기에게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동물의 몸은 어차피 버릴 것이기에 죽든지 살든지 말라리아 입장에선 알 바가 아니다. 그렇기에 단시간에 최대한 빠르게 증식해서 다른 모기로 옮겨가는 것이 최선인 것. 그런데 그 증식 방법이란 게 하필 간 파괴하기, 적혈구 죄다 먹어버리기 등 한없이 치명적인 것이라 치사율이 높은 것이다. 인간 입장에서야 중간 숙주지 말라리아는 모기로 다시 퍼지기 때문에 치명률이 낮은 원충이건 높은 원충이건 충분히 퍼지고 번성할 수 있다.
다만 대항해시대와 비교하면 비교적 사망률이 낮아진 편인데, 탐험가나 선원 등에서 감염자 절반 이상, 혹은 7할 8할씩 죽어나가던 시절도 있었다. 사망률 낮은 원충이 더 잘 퍼졌든 그때 보다 영양보급이 잘 되었든 간에 그 시절보단 사망률이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치사율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위생이 안 좋았고 치료제도 없었던 고대~중세에도 모든 대륙에 말라리아가 있을지언정 범유행전염병으로는 한 번도 번지지 못했고 어지간해서는 감염자를 통해 다른 대륙으로 퍼져나가지도 못했다. 숙주가 너무 일찍 죽어 그 높은 전염력을 행사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말라리아보다는 덜하지만 페스트도 치사율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에 근대에도 전 대륙을 강타하는 진짜배기 범유행전염병으로 이어지진 못했다.[2]
인류가 등장한 이래 가장 많은 인류를 죽인 전염병으로 추측된다. 대략 지구상에 태어났던 모든 누적 인류 개체수[3]의 0.3%가량인 약 30억 명이 말라리아로 사망한 것으로 추측하는 연구자료도 있다.[4] 다만 말라리아는 원생동물에 의한 질병으로, 그 종류가 여러 가지라서 엄밀한 "단일 질병 사망수 1위"는 아니다. 단일질병 공식 1위는 10억인 천연두.[5]
대체로 열대기후이지만 온, 냉대기후라도 여름이 더운 기후(쾨펜의 기후 구분에서 맨 끝자리가 a로 끝나는 기후)에서 창궐하기 쉬우며, 반대로 서안 해양성 기후나 여름까지도 서늘하거나 추운 유형의 냉대기후[6]에서는 아예 창궐하지 못한다. 실제로도 서북유럽인들은 말라리아에 대한 내성 자체가 아예 없으며, 제국주의 시대에도 퀴닌을 통한 치료법이 보급되기 전까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침략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1800년대 초반까지 유럽 열강들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해안 지대에서만 몇몇 항구 도시들을 건설하는 정도에서 그쳤고, 아프리카 내륙을 약탈하지는 못했다. 이유는 바로 말라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내륙의 풍토병에 더해 지독한 더위와 습기를 유럽인들이 견디지 못해서였다. 아이티를 프랑스가 포기한 큰 이유 중 하나도 풍토병 때문이었다.[7]
그래서 유럽인들은 19세기 말엽까지 아프리카 내륙 지역에는 사람을 병들어 죽게 만드는 사악한 악마의 힘이 있다고 믿었는데, 이러한 믿음이 반영된 사례가 영국의 작가 조지프 콘래드가 쓴 소설 어둠의 심연이다.
4.3. 겸상 적혈구 증후군과의 관계[편집]
초승달 내지는 낫 모양의 적혈구가 특징인 겸상 적혈구 증후군 환자는 적혈구의 모양 때문에 말라리아 원충이 적혈구에 제대로 침투할 확률이 낮다. 겸상적혈구 증후군 환자의 대부분은 미국 흑인인데, 이들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잡혀온 사람들이라는 것과 실제 아프리카 지역에도 겸상 적혈구 증후군 환자가 많다는 것을 미루어보아 말라리아 내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생존에 유리하여 자연 선택을 받아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는 게 정설이다.
대신 낫 모양 적혈구는 정상 적혈구에 비해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지고 적혈구 수명도 짧고 취약하여 쉽게 파괴된다. 때문에 항상 가벼운 빈혈 증세를 가지고 있으며 관련 질환도 잘 걸린다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자원봉사한 이가 쓴 책에 의하면 아프리카에선 말라리아가 엄청 흔해 말라리아 걸린다고 무조건 죽지 않고 온 몸을 엄청 뜨겁게 데우며 열을 내고 한동안 쉬는 게 가장 기초적인 치료 방법이라고 한다. 물론 사망하는 사람도 꽤 있지만 한참 안 보이더니 병이 나아서 온 경우도 꽤 봐서 놀랐다고. 아마 해당 책의 저자가 본 환자들은 겸상 적혈구 증후군 환자 내지는 유전인자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 관련된 유전병으로 지중해성 빈혈이 있는데, 이건 겸형 적혈구 빈혈증보단 범위가 넓다. 심지어 한국인도 지중해성 빈혈 환자가 있으며, 질병관리본부에선 유병률을 0.1%로 잡고 있다. 이런 지중해성 빈혈의 경우 병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군대에서 주는 클로로퀸이나 프리마퀸을 먹으면 용혈로 인해서 사망할 수도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군대에서도 귀에 못이 박히게 말해주고 있기도 하고.
주로 아프리카 대부분 및 남아메리카와 인도, 동남아 일부에도 분포된 상태로 이들 나라를 방문할 경우 주의가 요망된다. 또한 헌혈도 제한된다.
- 아시아
-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타지키스탄, 중국, 대한민국[8], 북한[9]
- 중동
- 아프가니스탄, 예멘 서남부, 이란 최남단 지역, 사우디-예멘 국경 지역
-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전체
- 남아메리카
- 가이아나,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수리남, 에콰도르, 브라질 서북부,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프랑스령 기아나
- 북아메리카
- 미국(플로리다)
원래 한국과 관련없는 열대 지방의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말라리아는 '학질'이라는 이름으로 고대부터 엄연히 한반도에 있어왔던 질병이다. 세종대왕의 생모인 원경왕후도 이 병으로 죽었다. 다만 근대에 들어 한번 완전 퇴치가 되었던 적이 있어서 중간에 명맥이 끊겼었기에 착각하는 것.
대한민국의 토착 말라리아는 삼일열원충(P. vivax)으로 열대성 말라리아에 비해 비교적 사망률이 낮고 치료약에 내성이 없어 치료가 용이하다. 대체로 3일 정도 열이 나다가 괜찮아졌다가 다시 열이 나는 걸 반복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과거 1979년에 WHO가 대한민국 내 말라리아 퇴치를 선언하며 토착 말라리아는 자취를 감췄고 간간이 해외에서 감염된 사례만 있다가 1994년 경기도 지역에서 15년 만에 토착 말라리아가 재발병하였다. 이후로는 국내에서도 매년 수백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휴전선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그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아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에서 말라리아가 창궐하고 감염된 모기의 남하로 인한 재창궐이라는 것이 정설. 이런 이유 때문에 헌혈할 때 체크리스트에 휴전선이 있는 시/군에 다녀오거나 복무한 적이 있냐는 질문이 필수적으로 들어갔다.
결국 2001년부터 대한민국 정부는 말라리아 방역약품 등을 지원하였으며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 세계기금(GFATM)' 등의 국제기구의 지원도 받고 있다. 남북관계와 무관하게 말라리아 및 질병 퇴치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전염병은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 퍼졌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북한에 남하한 뒤 파주 등 남한의 접경지역에도 돼지열병이 퍼진 사례가 있다.
이러한 다양한 지원 덕에 2001년 14만 명이 넘던 북한 지역 말라리아 환자는 2011년 90% 이상 감소하였고 한국은 2012년 537명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하였으며 보건 당국은 2017년 말라리아 재퇴치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즈음부터 남북관계가 경색되며 지원이 끊기고 남북공동방역이 중단되면서 경기도 지역에 다시 발병하기 시작하면서 실패했다. 다만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적인 지원은 계속되고 있는데 한국 정부도 자금을 지원하는 세계기금 (Global Fund)의 말라리아 퇴치사업을 통하여 지원과 퇴치가 지속되고 있으며 2015년까지 3년 연속 북한 말라리아 감염 환자가 감소하고 있어서 2001년 11만 5천여 명에 달하던 환자가 2015년 7022명까지 감소하고 있다. 2019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북한 지역 말라리아 환자는 3598명으로 꾸준히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대한민국의 경우 10월까지 353명이 발생하여 전년 대비 26.9% 감소 북한의 경우도 2016년 4,890명 발생으로 4년 연속 크게 감소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한국은 2020년, 북한은 2025년경에 말라리아를 재퇴치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으며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2021년까지 말라리아 환자 발생을 0건으로 만들고 이를 3년간 유지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2024년 말라리아 퇴치 인증을 받겠다는 말라리아 재퇴치 5개년 실행계획을 2019년 발표했으나 결국 다시 실패했다. 결국 질병청은 2030년까지 국내 말라리아 재퇴치를 목표로 수정한 상태다.
현대 한국의 말라리아 환자는 북한 접경지역 주민+군인인 상태며, 한국의 정권에 따라 찬물과 따뜻한물을 왔다갔다하는 북한 대남외교의 특성상, 남북관계가 나빠지면 남한과 관련된 사업이면 모두 올스톱 되기에, 북한의 접경지역 방역은 개판이 되어 버린다. 한국은 한국내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북한의 말라리아 방역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로인해 지금도 말라리아 퇴치에 관한 지원을 하고있지만[10] 북한에서 미온적 태도로 나오면 어찌할 수 없는 상태이기도 하다.
2023년 기준으로 남한은 최북단 및 휴전선 인근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잠재 지역인 양주시를 제외한 이들 지역에 거주하거나 숙박한 사람은 경우에 따라 헌혈이 제한되어 있다. 한때는 일산신도시와 인천광역시 동구 등도 헌혈 제한구역에 포함되기도 했다. 발병 위험 및 우려 지역에 6개월 이상 거주한 경우 2년간 헌혈이 제한되며, 1일~6개월 이상 거주한 경우 1년간 헌혈이 제한된다. 군 복무를 한 사람들의 경우 잠재 지역인 양주시를 포함한 아래 지역에서의 복무를 한 인원을 대상으로 전역 후 최장 2년간 헌혈이 제한(단, 혈장 성분 헌혈만 가능)된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에는 2023년에도 헌혈의 집을 비롯한 헌혈 관련 시설이 단 한 군데도 없다. 2017년까지 말라리아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었으나 2018년부로 해제된 김포시에도 2020년이 되어서야 헌혈의 집이 개소했다. 2024년에는 위험지역이 아닌 양천구에서 환자가 2명이나 나와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되었다. 7월 22일 강서구에서도 환자가 2명 발생해 경보가 발령되었다. 7월 24일 화성시 기산동에서 환자가 발생해 경보가 발령되었다. 동두천시는 7월 26일에 관내에서 한번, 7월 30일에 상봉암동에서 한번 말라이아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 발병위험 및 우려(2023년 기준)
- 인천광역시
- 중구, 동구, 미추홀구, 연수구, 남동구, 부평구, 계양구, 서구, 강화군, 옹진군
- 경기도
- 의정부시, 동두천시, 고양시, 구리시, 남양주시, 파주시, 김포시, 양주시, 포천시, 연천군, 가평군
- 강원특별자치도
- 춘천시, 홍천군,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
- 잠재
- 서울특별시
- 강서구, 마포구, 은평구, 종로구, 성북구,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중랑구, 광진구, 강동구
- 경기도
- 부천시, 시흥시, 하남시, 광주시, 양평군
- 강원특별자치도
- 속초시, 강릉시
- 북한: 백두산을 제외한 전 지역이 위험군. (개성공단, 금강산 포함) 위에 나온 대로 새터민은 2년간 헌혈을 할 수 없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모기 속에서 성숙한 말라리아 원충은 모기의 타액을 타고 포자소체의 형태로 사람에 들어간다. 일단 사람 몸속으로 들어가면 간으로 들어가서 간세포 속에서 먹고 자란다. 몸이 알아차릴 즈음이면 이미 죽은 간세포만 남아있다. 전체의 70%를 절개해도 재생되기도 할 정도로 재생력이 좋은 장기를 아예 보내버릴 수도 있단 뜻. 간은 원래도 통증을 거의 못 느끼기 때문에 간암도 거의 대부분 말기에서야 발견되는 일이 잦다.
이 과정이 잠복기로 종에 따라 기간이 다르다.
전형적으로 8~25일 잠복한다. 말라리아 포자소체의 대부분은 간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체내를 순찰하는 호중구에게 제거되고, 1차 난관을 넘어 간에 도착하는 데 성공한 포자소체들도 쿠퍼세포(간에 상주하는 대식세포)에게 제거된다. 잠복기가 차이나는 건 물론 종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있겠지만, 호중구와 쿠퍼세포를 피해 간세포에 침투하는 데 성공한 포자소체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도 큰 영향이 있다.
간에서 나온 원충은 분열소체의 형태인데 자신의 먹이를 찾으러 다닌다. HIV나 편모충류가 백혈구를 타깃으로 한다면, 말라리아 원충은 적혈구를 타깃으로 한다.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을 먹어치우며 수많은 원충으로 증식하여 적혈구를 파괴하며 나오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렇게 말라리아가 발병한 사람의 피를 모기가 흡혈함으로써 생활사가 반복된다. 하지만 모기의 몸 속에서 자라는것도 순조롭지는 않은데, 말라리아 원충이 들어오면 모기의 면역체계가 이를 인식하고 말라리아 원충의 세포막을 파괴하는 단백질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원충의 상당수가 모기의 면역체계에 의해 제거되지만 면역체계를 피해서 살아남은 소수의 원충이 모기의 몸 속에서 증식하고 성숙한 뒤 침샘으로 이동해서 모기가 흡혈할 때 사람의 체내로 들어가고, 그 다음은 상술한 대로 포자소체가 간으로 이동하고 적혈구를 파괴하고... 이렇게 생활사가 계속 반복된다.
증상은 대부분 감염에 노출되고 8일에서 25일 후에 발생하게 된다. P. falciparum에 감염되면 대개 9에서 30일. Plasmodium vivax의 경우 잠복기가 긴편으로 최대 1년 6개월 뒤에 발병되는 경우도 있다.
일단 발병하면 규칙적인 발열을 보이는데, 이는 말라리아 원충이 적혈구를 파먹고 터지면서 번식하여 다시 간이나 다른 부분에 숨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혈구를 파먹고 터지는 동안 급격히 열이 올랐다가 다시 열이 내리길 반복한다. 보통 48~72시간가량의 주기로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 병원에서 간혹 독감이나 식중독으로 오해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발열 시 정상이다가도 1시간 내에 치사열(40도 이상)까지 올라버리는 수도 있으니 주의.
특이하게, 원충의 종류에 따라서 이 규칙적인 발열의 패턴이 다르게 나타난다.
- P. falciparum의 경우 발열이 꾸준하게 나타나게 된다.
- P. ovale과 P. vivax의 경우 발열이 주기적으로 48시간마다 발생하게 된다.
- P. malariae의 경우 발열이 주기적으로 72시간마다 발생하게 된다.
그 외 오한(chills), 근육통(myalgia), 두통, 구토 및 설사가 보여지기도 한다.